그레릭1세로부터 시작된 서방 원정은 로더 왕국을 멸망의 길로 내몰았다. 무서운 기세로 출정한 로더 왕국의 선발 정예 기병대는 무방비 상태나 다름없었던 버커니어 왕국의 캘런 지역을 손쉽게 함락 시켰다. 곧 델라페스트 지역까지 진출 하여 그곳까지 국경선을 늘리려는 계획은 쉽게 성공 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독살에 의해 그레릭 1세는 숨지고 말았다. 독살한 범인이 외부의 적인지 내부의 적인지 조차 밝혀 낼 수 없었다. 그만큼 치밀하고 정교한 독살에 의해 그레릭 1세의 서방 원정은 여기서 멈추고야 말았다. 하지만, 그레릭 1세의 죽음은 앞으로 있을 로더 왕국의 지긋한 불행의 시작이 될 사건에 불과 했다. 그 뒤를 이은 첫째 루케릭 왕자는 병약하여 즉위 1년 만에 숨졌고, 둘째 엔리케 1세가 즉위하게 되었다. 많은 중신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엔리케는 그레릭 1세의 서방 원정의 뜻을 이어 다시 시작하였다. 중신들의 예고 되로 이미 견고해진 버커니어 왕국의 요새와 군대는 이제 쉽게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몇 해에 걸쳐 쉽지 않은 전쟁이 계속 되었다. 피폐해진 전력이2차 서방 원정에서 철수를 결심 했을 때는 오히려 그레릭 1세가 점령했던 캘런 지역도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게 될 정도였다. 오히려 많은 상심과 고민으로 인해 엔리케는 점차 제정신을 잃어갔고 무모한 전쟁을 계속 치르도록 명령했다. 이는 곧 로더 왕국의 귀족과 영주들의 부담을 크게 가중 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 로더 왕국의 국왕, 엔리케 1세가 4차 원정대 대장 모리스에게 보내는 서한
충실한 모리스 대장이여.
국왕은 자네에게 4차 원정의 중임을 맡겼으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 졌다네. 각지에서 귀족들은 우리 왕국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다네, 캘런 지역은 선왕이 얻어낸 갚진 뜻이기도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는 버거운 짐에 불과 하다네. 버커니어 왕국과 손을 잡으려는 내부의 귀족들을 처단하는게 우선 우리가 해야 할일이 되어 버렸다네. 왕실 근위병들이 속속들이 전해 오는 소식에 따르면 점차 상황은 안좋아 지고 있다네.
이제 군마를 돌려 오렌으로 돌아와 주게. 왕국의 운명이 걸린 문제라네. 지금 나의 유일한 후회는 서방 원정의 끝을 볼 수 없다는 것일세. 그대가 빠르면 빠를수록 왕국의 존립은 달라진다네. 왕자들은 미리 피신시켜 놓았으나 자네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늦었을지도 모르겠다네.
국왕 엔리케 1세
무모한 원정은 어느새 4차 원정까지 실패하고야 말았다. 이후 로더 왕국의 국력은 눈에 띄게 약화되었고, 이는 곧 국력의 분열을 가져오게 되었다. 각지의 귀족과 영주들은 용병을 고용하여 로더 왕국의 간섭에서 벗어나고자 했고, 캘런 지역에서는 반란 세력 마저 일어나 로더 왕국의 수도 오렌으로 향하고 있었다. 엔리케는 반란세력에 의해 축출되어 오렌 성의 지하에 갇혀 기나긴 고통과 암흑 속으로 묻혀져 갔다. 로더 왕국은 이렇게 400여년의 역사를 조금씩 잃어가고야 말았다.
로더 왕국의 마지막 충신인 모리스는 마지막 4차 원정 때 군단을 인솔했던 장군이었다. 엔리케 1세의 서한으로 그가 결국 원정을 포기하고 로더 왕국으로 돌아 왔을 때는 모든 것이 달라져 있었다. 원정의 패배와 책임을 물어 귀족들은 그를 죽이려 하였지만 사전에 귀족들의 계획을 입수한 모리스 장군은 가까스로 오렌을 탈출하여 화를 면하게 되었다.
- 4차 원정 대장 모리스의 일지에서 발췌
유감스럽게도, 로더 왕국은 이제 끝이었다. 나는 마지막까지 엔리케1세와 왕자들을 되찾기 위해 내 소수의 병력을 이끌고 오렌 왕국을 샅샅히 뒤졌지만 발견해 낼 수 없었다. 아마도 국왕은 오렌 성의 지하 깊은 곳에 갇혀 있는게 분명 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찾아내지 못했을 리가 없었다.
귀족들은 이미 로더 왕국에게 등을 돌리고 있었다. 부관들이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델파스트 지역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귀족들은 성문을 잠그고 로더 왕국과의 연관을 끊고 있었다. 알려진 대로 모든 상황은 극에 달해 있었다.
이튿날 우리는 오렌 성을 탈출 하여 델파스트로 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리고 실종된 왕자들을 찾고 후일을 도모하기로 다짐하였다. 눈을 감고 로더 왕국의 멸망이 멀지 않았음에 우리는 신에게 기도를 올리고 출발하기 시작했다.
- by ingun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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