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과제'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09/03/31 윤인하 WoW 수석개발자, 퀘스트 디자인의 실수와 교훈
  2. 2009/01/22 윤인하 1. 그렌도르 캠프
  3. 2008/05/15 윤인하 디아블로 퀘스트
  4. 2008/03/18 윤인하 시나리오 원칙
  5. 2008/03/11 윤인하 스토리 추천 받은 게임
WoW 수석개발자, 퀘스트 디자인의 실수와 교훈
제프리 카플란(Jeffrey Kaplan)은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WOW)의 퀘스트 디자인을 하면서 몇 가지 실수를 했으며, 거기에서 교훈을 배웠다고 한다.


WOW의 전 수석 디자이너였던 그는 현재 블리자드의 미공개 차기작을 맡아 일하고 있다. 그는 2009년 게임 개발자 회의(GDC;Game Developer Conference)에 참석해, 'WOW에서의 의도된 게임 플레이(Directed Gameplay Within World of Warcraft)'라는 세션에서 토론 시간을 가졌다. 이 세션에서 그는 주로 퀘스트 디자인과 관련해 저질렀던 실수와, 여기에서 배운 교훈에 대해 이야기했다.


아래는 게임 개발 전문 매체 Gamasutra에 보도된 토론 내용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크리스마스 트리 효과

크리스마스 트리 효과에 대해 카플란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는 퀘스트가 많은 지역에서 퀘스트를 승인하고 나면, 미니맵이 퀘스트 표시 때문에 크리스마트 트리처럼 빛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때 생기는 문제점은 디자이너들이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재미있는 경험을 하도록 유도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경험들이 일직선 혹은 기차 선로와 같은 구조로 되어 있거나 선택의 여지가 없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플레이어들이 좀더 좋은 선택을 하게 해주고 싶을 뿐입니다."


문제는 플레이어들이 지금 무슨 내용을 진행하고 있는지 알지 못한 채, 닥치는 대로 퀘스트를 쓸어담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게임은 더 어려워지고, "만들어진"것 처럼 보이게 된다.


너무 길어서 읽지 않음

이는 퀘스트 디자인에 대한 문제인데, 블리자드에서는 퀘스트 내용을 약 한글 255자(영문 511자)로 제한하고 있다. 카플란은 게임 디자이너들이 글을 쓰고자 하는 열정을 이렇게 묘사한다. "우리들 중 비디오 게임 텍스트를 쓰는 누구라도 겪는 실수입니다. 겉으로 표현하자 마자, 사람들은 모두 우리가 너무 자기 세계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자신의 글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 하는 유저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것이다.


"때때로 우리 게임도 그렇지만, 너무나 많은 게임들이 자신이 아닌 모습이 되려고 하는 모습은 안타깝습니다. 예술, 문학, 드라마, 영화, 노래는 모두 일정한 맥락 안에 있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게임 속에 빌어먹을 책 쓰는 일을 그만해야 하는데, 왜냐하면 아무도 그것을 읽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미스테리

카플란은 좀더 복잡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퀘스트 디자인에 있어 "미스테리"같은 막연한 개념을 집어넣는 것 말이다. 이는 대단히 구체적인 결과를 낼 수가 있다.


"때때로 제가 이것을 망쳐버리곤 합니다." 카플란이 고백했다. "이는 미스테리가 들어 있는 이야기가 나쁘다는 말이 아닙니다. 미스테리가 문제되는 이유는, 미스테리는 절대 플레이어들이 해야 하는 행동에 들어가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퀘스트 철학은 심지어 미스테리가 들어있다 해도, [숲 속에] 뭔가 나쁜 것이 있다. 가서 밝혀내가.' 라는 식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에 가서는 '이놈을 죽이고, 아이템을 가져와라'라는 식으로 되어야 합니다. 심지어 유저가 [따로 웹사이트나 자료를 사용]하는 성격이 아니더라도, 내키지 않지만 퀘스트 설명에서 [해답]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연계 퀘스트의 배열이 좋지 않음

카플란은 그런 퀘스트 디자인이 명백히 끔찍하다고 느낀다. "우리는 플레이어들에게 신뢰를 잃습니다. 게임 개발자로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신뢰를 쌓아 유저들을 재미있는 경험으로 이끄는 것입니다. 유저가 레벨이 낮아 당장 수행할 수 없는 퀘스트나 잡을 수 없는 몹을 만나자 마자, 우리는 신뢰를 잃습니다.


좋지 않은 흐름

카플란은 퀘스트의 흐름도를 보여주었는데, 한번에 몹을 4마리 잡은 다음 다시 한번에 아이템을 4개 수집하는 퀘스트였다. 그가 말하기를 이는 좋지 않은 디자인인데, 다음 번 패치에서 다시 설계될 거라고 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식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만약 가능하다면, 일반적이지 않은 (그러면서도 만들다 만 쭉정이가 아닌)요소도 포함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유연성을 지니면서도 언제나 되돌아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수집 퀘스트에서의 실수

"저는 수집 퀘스트들이 망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종종 수집 퀘스트를 엉망으로 디자인하긴 했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 좋지 않은 흐름
- 퀘스트 몹 밀도와 관련된 이슈
- 한 가지 아이템을 너무 많이 모아야 함
- 다양한 아이템을 모아야 함


"WOW같은 게임을 플레이 하는 플레이어들이 겪어야 하는 세금 같은 것 중 하나는, 인벤토리 관리입니다. 기본적으로 모든 플레이어들은 가방 안에 무엇을 넣을 지 결정을 해야 합니다."


내가 왜 이따위 것들을 수집하고 있나?

"당신은 결코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만든 누군가를 떠올리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은 플레이어들이 자기 자신만을 생각했으면 하고 바랄 것입니다." 아이템을 수집하는 것은 때때로 극도로 강압적이고 무의미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수집하는 행위가 스토리에 영향을 끼친다면, 더 좋은 효과를 불러올 것입니다. 환호할 만한 순간이 있기만 하다면, 당신이 [플레이어들을] 어떤 과정에 몰아넣어도 좀더 순응하게 될 것입니다.


"짜증나는 노가다"는 아이템 수집 퀘스트에서도 문제가 됩니다. 리치 킹에서 WOW는 향상된 확률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수집퀘스트의 대상이 되는 몹은 모두 퀘스트 아이템을 100%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플레이어가 그 몹을 몇 마리나 죽여야 아이템을 얻는지에 대한 향상된 시스템을 사용하며, 계속 추적합니다."


비록 숫자들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시스템을 수치화하면 다음과 같다. : 몬스터를 처음 잡을 때에는, 아이템을 얻을 확률이 16%이다. 두번 째는 32%, 세번 째는 48%, 그리고 결국에 100%가 된다. 하지만 이렇게 경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좋은 노가다 까지 묻혀버릴 수 있습니다. 기본 드랍율을 더 높혀야 합니다."


질문과 답변

퀘스트 테스트에 대해 묻자 카플란은 모든 스튜디오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특히 블리자드에서는 모든 디자이너들이 반드시 게임을 해 보아야 한다고 답했다.


"플레이 테스트는 누군가 게임 내에 추가할 때마다 시작됩니다."


어떤 질문자는 왜 그가 WOW에 접속할 때마다 10분 동안 세계를 날아다니냐고 물었다.


카플란은 이것이 초보 디자이너 시절의 흔적이라고 설명한다. "진짜 발전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오리지널 컨텐츠를 보고 불타는 성전과 비교한 다음, 다시 리치 왕의 분노 컨텐츠와 비교한다면, 리치 왕의 분노는 우리가 가고싶어 하는 방향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오래된 퀘스트들이 개선될 계획이고, 여행 시간은 점점 단축될 것입니다. 게임이 발표되기 전에, 우리의 철학은 플레이어들이 이 크고 아름다운 세상을 좀 더 여행하도록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여러분을 너무 멀리 보내는 우스꽝스러운 퀘스트를 많이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후에 이것들을 "경로 유도" 지침에 따라 재설계했습니다."


누군가 카플란에게 출시일에 대한 공식 지침이라던가 플레이어의 지루함 척도가 있냐고 묻자, 카플란은 이렇게 답했다 "전투만큼은 확실히 지침이 있습니다. -- 우리는 전투가 1분 정도 지속되길 바라며, 그리고.... 지금은 조금 빠릅니다. 다른 것들에 대해서는, 그때그때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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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31 16:03 2009/03/3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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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렌도르 캠프

연구 과제 RSS Icon ATOM Icon 2009/01/22 01:51 윤인하

그렌도르 캠프

울창한 나무들로 인해 빛조차 잘 들지 않는 숲 속. 적막하기 그지 없는 고요는 세 사람이 목소리가 들리면서 깨어졌다. 그들이 걸어가는 길은 누군가를 위해서 닦아놓은 길이라기 보다는 사람들이 주로 다니던 것이 그대로 길이 되어 버린 것 같았다. 그나마도 한동안 사람들의 통행이 뜸했는지 풀들이 많이 자라나서 겨우 흔적만 알아 볼 정도였다.

"워터포드 까지는 아직 멀었나?"

카일은 뒤따라 오는 동료에게 중얼거리듯 말했다. 카일의 왼팔 소매는 팔꿈치 부근에서 묶여 있었다. 한쪽 팔만으로 움직이는 것이 익숙한 걸로 보아 그는 이미 팔을 잃은 지 오래된 모양이었다. 팔이 하나 없어도 빗어 넘긴 머리와 거친 수염이 잘 어울리는 사내였다. 그는 눈앞에 보이는 나무 밑동에 털썩 앉았다. 그는 가죽으로 된 물통을 꺼낸 뒤 벌컥벌컥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어이. 카일, 잠깐만. 물 한 모금만 줘. 이제 거의 다 오지 않았을까? 이 숲도 이젠 지겹군."

키가 작은 사내는 카일 옆에 앉으며 수통을 건네 받았다. 이제 보니 방금 카일에게 물통을 받은 루니라는 남자의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그는 이런 여행에 익숙하지 않아 보였다.

"무슨 소리야. 아직 멀었다. 지금 지체할 시간이 없어. 조금 있으면 어두워진다. 아마 오늘까지는 이 숲에서 머물러야 할 것 같다."

맨 뒤에서 따라오던 건장한 체격의 브렉이 걸어오며 말했다. 그는 숲에는 밤이 빨리 찾아온다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카일과 루니, 두 명에 비한다면 훨씬 여유 있는 표정과 체력을 가지고 있는 듯 했다.

"쩝. 따뜻한 곳에서 잘 구운 베이컨과 맥주가 너무 마시고 싶군. 델파스트에 들어 온지도 벌써 사흘은 된 것 같은데. 이런 식으로 숲을 헤치고 가는건 영 내 스타일이 아니라서 말이야. 딱히 해안 마을을 이런 식으로 숲을 통해 가야 한다니! 난 선원이지 사냥꾼이 아니야."

루니는 불평하듯 중얼거렸다.

"어쩔 수 없지. 그나마 지금은 이게 제일 안전한 길이라네. 어차피 이렇게 됐으니 조금만 참아. 검은 바다도 건넜다는 사람이 뭔 엄살이 그리 심한가? 뒤에서 자넬 챙기는 브렉의 반이라도 닮아보라고."

카일이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지만 루니는 못들은 척 하면서 딴청을 피우기 시작했다. 아마도 둘의 관계는 항상 이런식인 것 같았다. 반면 브렉은 둘이 티격대는 것과 상관 없이 진지하고 무뚝뚝해보였다.

"해가 완전히 떨어지기 전에 밤을 보낼 장소를 찾아야 해. 조금만 더 가면 적당한 곳이 있을 것 같아."

브렉이 침착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이제 맨 앞에 나서서 앞장 서서 카일과 루니를 안내하기 시작했다.

카일이나 루니 모두 남루한 옷차림에 성격도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브렉은 그들을 신뢰할 것이다. 이미 한번 두스카르 전투에서 패한 이후 셋은 서로 믿고 따르면서 생사의 고비를 여러 번 넘었다. 이미 이들에게 이런 티격태격 하는 말싸움은 일상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 이 길로 가는건 확실해? 브렉! 알고 가는거야?"

루니가 물었다. 앞서 가던 브렉은 살짝 얼굴을 찡그리며 뒤를 돌아 보았다. 기분이 상한 모양이었다.

"이봐. 지금 나를 못 믿는거야?"

"아니 그런게 아니라 초행길인데 이렇게 길을 잘 찾아 다닐 수 있나 해서 말이지. 솔직히 우린 삼 일째 이 숲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어. 어제는 고블린 녀석들의 흔적도 발견했고......아니 어쨌든 불안하니까 묻는 거지"

"그래서 고블린 녀석들이 무섭기라도 하다는 말이야?"

브렉은 시큰둥한 말을 쏘아 붙이고는 오른쪽 어깨에 메고 있던 가방을 고쳐 메었다.

"아니 내 말은......"

카일이 갑자기 그들의 대화를 가로 막았다.

"잠깐. 방금 저쪽에서 뭔가 보였어."

수 년 전. 템페레 전쟁이 발발하면서 브렉은 어느 작고 어수선한 용병단에 지원했다. 그와 함께 지낸 용병들은 호기롭게 전투에 나서서 싸웠다. 그들 모두 자신들을 고용한 자들에 대한 정보 따위는 잘 알지 못했고 관심 있게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용병들은 그저 작전을 수행하고 보다 많은 적들을 물리치는 것만 계산했다. 적의 용병을 죽일 경우에는 금화 하나, 기사는 금화 다섯 개. 뭐 이런 식이었다. 브렉도 열심히 그들과 함께 전투에 나서서 싸웠다. 하지만 절대 목숨만큼은 부지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리 전공을 세우더라도 자신이 죽으면 아무 소용 없기 때문이었다. 그는 적당히 싸우다 아군의 피해가 커질 것 같으면 후퇴해주는 지도자가 좋은 지도자라고 생각했다. 검술은 뛰어났지만 그는 한번도 전력을 다해 싸운 적이 없었다. 차곡차곡 돈을 모아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그에게는 전쟁을 끝내는 것 보다 더 중요한 목표였다.

개국 공신들끼리의 알력 다툼이었던 템페레 전쟁은 길고 지루했다. 귀족들의 사정이야 용병들이 관심 가질 일은 아니지만, 그들이 직접 거느리는 기사들은 굉장히 짜증스러운 존재였다. 기사들은 터무니 없는 충성심과 사명감으로 무장된 자들이었고, 웬만해서 후퇴할 전투를 끝까지 싸우곤 했다. 기사들을 처치 하는 것이 보수가 훨씬 좋은 편이지만 용병들은 가급적 기사들과 마주치지 않으려고 했다. 브렉의 생각도 다른 용병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는 계속 돈을 벌기 위해서 내년까지 이 전쟁이 계속 되길 바랬지만 들려오는 전황으로는 자신들이 우세한 상황이며, 곧 전쟁이 끝날 것 같다는 소식뿐이었다. 하루는 용병 대장이 전쟁이 끝나면 함께 자신들을 고용한 엘론의 귀족들에게 의탁하는 것이 어떠냐고 물었지만 브렉은 오히려 그 말을 듣고 귀족들의 사병이 된다는 기분에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거절해 버렸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흘러가는 도중 브렉은 절대 잊지 못할 두스카르 전투를 겪었다.
 
&

“자꾸 그런 식으로 긴장하게 만들지 말라구!”

루니가 따지듯이 물었다. 방금 카일이 깜작 놀라 소리 질렀지만 숲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선원이었던 루니는 이런 것들에 대해 항상 예민했다. 루니가 탔던 첫 번째 배는 암초에 부딪혀 침몰했다. 구사일상으로 구조되어 살긴 했지만 그 후로는 뭔가 수상한 것을 봤다는 소리만 들어도 루니는 깜짝깜짝 놀라곤 했다. 숲 속을 빤히 내다 보면서 브렉이 말했다.

“자자. 이제 적당히 하고 어서 여길 뜨자고.”

브렉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계속 걸었다. 수년 간 걸친 전쟁터를 누볐던 그는 온갖 전투를 다 겪어보았다. 아슬아슬하게 목숨을 부지한 것도 한두 번은 아니었다. 이런 사소한 것에는 무감각해지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지도 몰랐다. 그 동안 브렉은 나름대로 경력 좋고 실력 있는 용병에 속했다. 두스카르 전투에서 그의 용병단이 처참하게 패하기 전까지 그는 큰 돈을 모아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그는 불행했다. 두스카르 전투에서는 그의 용병단이 사라져 버렸고, 하나뿐인 가족이었던 아버지 마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

비명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렸다. 소리를 듣고 막사에서 뛰어 나왔던 용병들은 상황을 파악할 틈도 없이 죽어나가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여기저기에서 연기가 피어 오르더니 작은 캠프는 순식간에 불에 타기 시작했다. 적군의 강력한 야습이라는 것을 눈치챈 브렉은 아군이 피해를 최소화 하면서 후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브렉은 칼만 챙겨 어두운 숲 속을 향해 뛰었다. 적들이 자신이 빠져 나오는 모습을 못 봤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확신할 수는 없었다. 처음에는 정신 없이 뛰었지만, 약간 가파른 산을 기어 오르면서부터 브렉은 자꾸 뒤를 돌아 보았다. 브렉은 계속해서 무엇인가를 확인했다. 자신들이 알고 있던 적군의 규모가 알려진 것 보다 두 배 이상은 되는 것 같았다. '적들이 병력을 숨긴 것인가? 원군이 온 것일까? 다음 집결지는 어디였지?' 브렉은 도망치는 와중에도 그런 생각을 했다. 브렉이 언덕 위에 올라왔을 때마침 대장이 있던 막사가 불에 타서 내려 앉는 광경이 보였다. 브렉은 망연자실하며 주저 앉아버렸다. 아직 절반밖에 받지 못한 급료 생각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방금 눈으로 지켜봤던 피해라면 용병단 자체가 통째로 사라질 위기였다.

브렉은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다. 막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할 때, 어두운 수풀에서 속옷만 입고 기어오는 두 사람을 보았다. 브렉은 어렴풋이 보이는 얼굴에서 아군인 것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 것도 잠시뿐. 어두운 수풀 속에서 작은 금속이 반짝거리더니 브렉을 향해 날아왔다. 반사적으로 브렉은 칼을 들어 그것을 쳐냈다. 가벼운 마찰음과 함께 바닥에 떨어진 것은 단검이었다.
"무슨 짓이야!"
브렉이 떨어진 단검을 주워 들고 소리쳤다. 어두운 수풀에서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누군가 했더니 우리와 같은 처지로군. 일단 위험하니 인사는 나중에 하지? 우선은 여길 피하는게 좋을 거 같은데."
낯선 두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브렉은 길게 한숨을 쉬고 그들을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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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22 01:51 2009/01/22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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